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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눈이 소복이 쌓이면 우리는 그 위로 천사를 만들며 놀았죠.




  관심을 크게 두고 있진 않았는데, 콘서트 D에서 박은태 배우가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에서 '나비'를 불렀단다. 일찍이 워크샵에 창용배우랑 함께 참가했다고 해서 늘 궁금했는데 마침 검색해보니까 뜨더라. 색다른 나비를 들으며 나는 그 어느 날의 늦여름과 초가을이 그리워졌다.

  공연장의 미지근하던 공기,
  어둠이 깔리고 멜로디가 들리면 나는 이루말할 수 없는 감격에 젖었다.
  처음 공연을 보았을 때의 충격을 기억한다. 무대 위의 반짝거림에 취했다. 공연을 보고 제대로 감격받았던 것은 그것이 최초였다. 뮤지컬을 보러 간 건 두 번째, 그야말로 내 취향인 공연을 만난 덕인지도 모른다.

  
  겨울이 되어 이제 진실로 눈이 내리겠지.
  그러나 이 겨울이 내가 공연장에서 느끼던 겨울로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 까닭은,
  그 때 내가 느꼈던 여름날의 공기, 남반구에서 느끼는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처럼, 시각과 청각과 촉각으로 받아들이던 그 공연의 모든 것은 겨울날의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아마 스옵마를 추억하는 때는, 지금이 아니라 8월이나 9월의 어느 날이겠지.
  그 어느 날엔가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더할나위없는 감격에 젖었던 바로 그 배우가 그 무대 위에서, 다시 한 번 날개를 펴는 모습을 보고 싶다.
  금세 친구를 향해 날아갈 것처럼 뛰어오르던 그 순간이 무척 그립다.




  덧. 내내 김종욱찾기 듣다가 스옵마 들으니까........ 다음엔 역량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작품으로 좀 ㅠㅠㅠㅠ 그렇다고 김종욱이 싫다는 게 아니라, 너무너무너무 좋은데, 이거 먹으면 저것도 먹고 싶고, 뭐 그런 심정 아닐까...: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