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다 쓰나. 때마침, 누군가 달음박질쳐 오는 소리가 들려와 창이는 눈을 가늘게 떴다. 발걸음 소리가 가벼웠다. 점점 이 쪽으로 가까워온다. 창이는 입매를 일그러뜨리며 속으로 하나, 둘, 셋, 하고 숫자를 세었다. 막 셈이 끝나자마자 누군가 싸리문을 거칠게 열어젖히고, 부엌 쪽에서는 온갖 잡기를 던지는 소리와 함께 태구가 뛰어나왔다. 창이는 그럼 그렇지, 하고 중얼거리면서 짧게 탄 꽁초를 손 끝으로 튕겼다. 바깥에서 들어오고, 안에서 튀어나온 사람들은 이내 시선을 마주하더니 반갑게 서로를 불러대었다. [ 아버지! ] [ 어이구, 우리 창이 왔냐! 학교에서 공부는 잘 했어? ] [ 응! 오늘 시험 봤는데, 내가 또 일등상 탔지! ] [ 이번에도 또? 우리 딸은 대체 누굴 닮아서 이렇게 똑똑한 거라냐. 역시 이 아비를 똑.. 더보기 이전 1 ··· 153 154 155 156 157 158 159 ··· 1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