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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십자가



우리나라 박쥐 예고편에서 잘린 장면입니다.
동생과 얘기하는 중에, 아, 이 장면은 잘린 게 너무 아깝다고 생각한 부분이예요.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걸로 바뀌었던데, 믿을 수 없게도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듯한 예고편에서 바로 그 뒤에 손에 묻은 피 위로 십자가를 그리는 모양이 굉장히 인상적이고 상징적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심지어는 아름답게까지 느껴졌어요.

박쥐에 대한 기사 중에, 박찬욱 감독님이 '폭력의 미학'이라고 얘기한 부분이 있었는데 도저히 공감할 수 없었거든요. 그런데 얼핏,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물론 저것이 이루어질 수 없는 판타지라는 것이 머릿 속에 충분히 각인되어 있는 상태에서라면요.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았으며 고결하였던 신부, 그야말로 악마의 장난에 빠져 타인의 피를 구할 수밖에 없게 되었을 때 처음엔 저항하다 차차 자신과 타협하고 끝내는 무너지게 되는 과정, 이 그려질까요?

눈부시게 새하얗던 종이 위에 뻘건 물감이 차차 번져가 그 색으로 전부 덮여 버리는 것처럼.

아직도 고민중이예요. ㅠ_ㅠ 왜 괴로워하는 듯한 저 목소리가 그토록 섹시하게 들리는 것이며, 비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왜 아름답게 느껴지는 걸까. 예고편 보고 난 뒤로 심란해서 죽을 것 같습니다. 괴롭고 잔인한 거 힘겨워하는데, 거참 왜일까. OTL 그냥 우리 아저씨(!) 이시기 때문일까요;ㅁ;!!!!! 근데 그거랑은 관계없이 처음에 '신부'라는 설정을 들었을 때 그만의 독특한 금욕적인 분위기가 생각나면서 어, 음, 그 위로 송강호씨의 모습을 덧씌우며 매우 흐뭇........흐뭇....OTL


이게 모두 박찬욱 감독님 때문입니다. -_-
배덕한 데에 매력을 느끼다니, 이럴수가!!!! ;ㅁ;!!!!! 근데 보면 볼수록 좋아요. 어쩌면 좋아.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