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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놈놈

언제 다 쓰나.

  때마침, 누군가 달음박질쳐 오는 소리가 들려와 창이는 눈을 가늘게 떴다. 발걸음 소리가 가벼웠다. 점점 이 쪽으로 가까워온다. 창이는 입매를 일그러뜨리며 속으로 하나, 둘, 셋, 하고 숫자를 세었다. 막 셈이 끝나자마자 누군가 싸리문을 거칠게 열어젖히고, 부엌 쪽에서는 온갖 잡기를 던지는 소리와 함께 태구가 뛰어나왔다. 창이는 그럼 그렇지, 하고 중얼거리면서 짧게 탄 꽁초를 손 끝으로 튕겼다. 바깥에서 들어오고, 안에서 튀어나온 사람들은 이내 시선을 마주하더니 반갑게 서로를 불러대었다.

  [ 아버지! ]
  [ 어이구, 우리 창이 왔냐! 학교에서 공부는 잘 했어? ]
  [ 응! 오늘 시험 봤는데, 내가 또 일등상 탔지! ]
  [ 이번에도 또? 우리 딸은 대체 누굴 닮아서 이렇게 똑똑한 거라냐. 역시 이 아비를 똑 닮았지! 이리 와, 아버지가 상으로 안아주마. ]
  [ ―아버지, 따가워어! ]

  닮았으면 나를 닮았겠지, 너를 닮을 턱이 있나. 따갑다고 말하면서도 아이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올해로 학교에 들어간지 3년 째였다. 어느덧 정수리가 태구의 허리 즈음에 닿을 만큼 자랐다. 매일 보는 부녀지간에 무어가 반갑다고 오늘도 얼싸 안고 좋아 죽는다. 뺨을 맞대고 부비는 모양이 어딜 봐도 거칠어보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염려스런 마음까지 품게 했다. 적당히 해라. 애 얼굴 닳겠다. 오래 전부터 수십 번이고 반복해 온데다, 좋게 보면 사이가 좋다고 따뜻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었으나 박창이에게는 늘 거북스럽게 느껴질 뿐이었다. 오늘도 창이는 일그러진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입 안에 맴도는 쌉싸름한 담배맛을 목구멍으로 넘기면서 한 개비 더 물까 싶어 품을 뒤적거리는데, 히히거리며 겨우 태구의 품에서 벗어난 아이가 그제야 창이를 발견하곤 그렇잖아도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응? 아저씨 오셨어요? ]


 맛보기. 지금 쓰고 있는 만주연가 패러랠 외전입니다. 꼭 제 글로 제가 패러디하는 기분이라 삼삼해요-_- 부정적인 의미입니다. (...) 이래도 되나, 싶으면서도 그래도 책 내는데 뭔가 더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본편에서는 둘 다 죽었잖아. 어떡해요, 그럼. 이야기를 만드려면 살려야지. 그리하여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쓰고 있습니다. 으아아, 워낙 오랜 만에 붙들고 쓰는 거라 진도가 잘 나가지도 않는데 분량보니까 벌써 A5로 10페이지는 훨씬 넘겼고. 그런데 아직 도입부예요. 현재 예상 분량은 A5로 25~30 페이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쩌지. 이번주 일요일까지 다 쓸 수 있을까. OTL

 얼른 다 쓰고 딴 거 쓰고 싶어요. 쓰고 싶은 글 많았는데, 그래도 이건 내고 싶었던 거기도 하고. 10월부터 벼르고 있던 거기도 했으니까, 음, 근데 이미 손에서 떠난 걸 재차 붙들고 있는 느낌이어서 좀 그렇죠. 글 쓰는 건 여전히 즐거운 작업이지만-///- 제가 쓰면서도 그런 생각 했었거든요. 으으으, 뒤늦게 만주로 돌아가는 장면이 너무 쓰고 싶어서 그렇게 쓰긴 했는데, 으잉, 딸이랑 오손도손 지냈어도 좋았을 텐데.

 결국엔 제 바람을 이제나마 실현시키는 거라고 볼 수 있을까요. -///-

 어쩐지 한동안 포스팅을 안 한 느낌이어서. 그런데 어제 했네요? 어제는 어두운 이야기였으니까. 이제껏 쓴 부분 중에서, 저 장면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널 닮을 턱이 있나, 라는 부분이. 쓰면서 내심 흐뭇했던 부분입니다. 조금도 인정치 않고, 아이를 사랑해주지도 않을 테지만 그런 식으로 애정이라고 하기엔 미묘한 감정을 창이가 비치는 순간을 상상만 해도 행복해져요. 어쩐지 소유권을 확정짓는 느낌이라 섹시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어, 이건 제 글 얘기가 아니라 다른 데에서 본 글에 대한 감상을 적고 있습니다. :D

 그런데 또 올려놓고보니 별로인 것 같기도 하고. 수정될 가능성이 좀 높습니다. 쓰면서 마구 뜯어 고치는 편이예요.
 그래서 결국 일부 수정했습니다. OTL

 어쨌든 책을 내겠다고 수량조사도 받았으니까, 내긴 해야 할텐데.
 표지작업은 또 어떻게 하고. ㅇ<-< 워낙 연재한 지도 오래된데다, 놈놈놈 버닝이 많이 식은 것 같아서 정말로 10부 딱 찍어서 돌려야지, 했는데 그 이상 나와서 많이 신기해요. -///- 예쁘게 내야 할텐데.

 그리고 전 다시 쓰러 갑니다. ㅇ<-<
 반드시 이번 주 내로 쓰고 말리. 으아악, 스터디 공부도 그러고보니 해야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