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발만이가 40레벨! 그간 미뤄두었던 카버샤드 스토리를 진행했습니다. 흑토굴에서부터 미뤄뒀던 건데, 정말 길더군요. 워낙 많은 분들이 극찬하던 스토리라 대체 어떤 내용일까 싶었는데, .....으으,
전 이렇게 가슴 답답한 이야기는 싫어요.
이전에 덧글로 네타를 들은 것도 있고, 어쩐지 록펠러의 낌새가 이상해서, 그러니까 그런 분위기 있지요.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게 역력한데다 너무 과장되게 바보 흉내를 내고 있는 것 같아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네요. 네타를 당한 것 때문에 대략적인 내용은 짐작하고 있었다고도 볼 수 있지만,
무어라 감상을 적을 게 없을 정도로 가슴이 묵직한 이야기였습니다.
리안이라면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저도 동생을 두고 있어서, ...당연히 그 상황이라면 동생을 구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하며 제 동생 생각도 나서 괜히 더 뭉클했어요. 그 두 사람에게 이 일은 어쩔 수 없던 비극이었다, 다만 그 원인이 되는 일만 없었더라면.
어디든 그 '타르타로스'와 관계된 이야기가 걸림돌이 되는군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사실 어느 것보다 충격을 받았던 것은 '왕국 기사단'의 출현이었습니다.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속내에 무엇을 품고 있든, 굉장히 아기자기해 보이는 일행이잖아요? 겉으로는 오직 선의로만 뭉쳐 있어요. 그래도 같이 가는게 좋지 않겠어? 혼자인 것보단 여럿인 게 좋잖아! 그러면서 처음에 게임을 시작할 때는 아기자기하고 가벼운 이야기들이 나오겠지. 시종일관 특히, 핑코와 슈발만의 태도는 무척 신이 나보였으니까. 그런데 매번, 시나리오를 끝낸 뒤에는 가슴이 답답해요. 겉으로 명확히 묘사되지 않았지만, 다른 일행들은 이제껏 자신이 거쳐온 길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더더군다 '왕국 자체'가 뚜렷한 적으로 떠오른 이 시점에서.
델리오 장교 등이 출현할 때와는 또 느낌이 달랐어요. 굉장히 큰 영지이긴 해도, 어디까지나 영지 안에서 이들은 영주의 적이란 느낌이었는데 갑작스레 이들이 살고 있는, 그것도 엄청나게 광활한 공간 자체가 적이 되었다는 느낌이 확, 하고 드는 거예요. 현 상황에선 최종보스가 엘리아덴 왕국의 왕이라 해도 믿을 것 같습니다. 신정시대에서 신은 도저히 거역할 수 없는 존재였다면, 왕정시대에는 마땅히 왕이 거역할 수 없는 존재가 되잖아요. 중세시대 봉건제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 기사들은 그저 자신의 영주만 섬기면 되는 일이겠지만, 음, 그래도 어떠한 명령이 떨어진다면 신민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따를 수밖에 없잖아요. 그만큼 왕이란 거역할 수 없는 권력을 지니고.
아마도 일행이 계속 '오볼루스'와 관련이 되는 까닭에 이만큼 복잡히 얽히는 듯도 싶은데, 사실 그래서 저는 일행 자체가 '선한 쪽'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이들도 각자 다른 자신의 목적을 위하여 '물건의 획득'을 위해 싸우고 있을 뿐이니까. 재수없게도, 왕이랑 똑같은 걸 탐하고 있을 뿐이 아닌가하고.
그래도 주인공이니까 이들이 가는 길이 좀 더 다수에게 바람직한 방향이 되겠죠.
그리고 주인공을 플레이하고 있는 저는, 이들이 걸어갈 길이 앞으로 더더욱 험난할 것 같아서 가슴이 답답합니다.
그들과 똑같이, 앞이 보이지 않은 미래를 향하여 허우적거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그것도 도저히 긍정적으로 끝날 수 있을 거라곤, 1%의 가능성도 걸어볼 수 없는 미래를 향하여.
아직은 카버샤드의 유지를 잇는다는, 일행에 비해선 단기적인 목적을 지닌 루코도 결국엔 이들과 같이 공통의 적과 싸우게 되겠죠. 아마 곧 나오게 될 '엘핀도스'도 그럴 테구요. 와, 진짜 가장 희망찬 길은 이들이 왕을 쓰러트리고 새로운 왕이 되는 거야? 이제 막 영주성으로 접어들었는데, ..........어, 이렇게 울적하고 답답한 시나리오를 마주하고 있자니 좀 알콩달콩하고 귀여운 이야기 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그래서 크로모도와 알퐁스의 이야기가 너무나 사랑스러웠습니다. 그야말로 가뭄 중에 내린 단비!
............으아아아!!!! >_< 크로모도, 진짜 이 츤데레스런 성격!
에피소드마다 나오는 저 대사가 너무나 눈물이 나서 ㅠㅠㅠㅠㅠ 이게 무슨 동물학대인가요! 아니, 개의 노예화?! 슈발만이 그냥 좀 쉬게 해주자, 하니까 오늘만은 봐주지, 하는 투로 크로모도가 얘기하는데! 귀여워!!!! 사랑스러워!!!! .....크로모도가 아니라 알퐁스가요. 크로모도 너는 좀 맞자. 하긴, 그게 매력이긴 하죠! >_<
그리고, 이거 뿐만이 아니라.
저는 좀 더 아엘로트에게 사랑을 퍼붓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란더스? 그게 누군가요? .......너, 이 자식! 이렇게 안 나오니까 그런 거 아냐!!! 아니, 점점 아엘로트와 관련된 이야기가 풀릴 때마다! 이 남자!! 그냥 유들유들하게 웃으며 예전 슬레이어즈 제로스가 그랬던 것처럼 일행들 간을 쏙 빼먹고 날랠 타입인 줄 알았더니, 의외로 안이 단단하다는 게 느껴져서 너무 좋아요! 이전에도 말했지만, 반듯한 데다 능력이 우월하기까지 한 엄친아의 기운이 폴폴! 게다가 뭔가 카리스마라고 해야 할까, 그런 거까지 느껴지는데!!!!
게다가 이 장면! 너무나 사랑스럽잖아!!! >_< 귀여워 죽는 줄 알았어요! ..이번엔 정말 아엘로트가.
맨날 여유있는 척 하는 아엘로트니까, 저런 식으로 일행 앞에서 들킬까봐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모르는게 더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거예요! .........으아아, 란더스 너 진짜 등장 안 하면 발만이 아엘로트한테 줘 버린다?! >_<;; 사실, 점점 란더스보다 더 유능한 남자로 느껴지고 있습니다. 아, 물론 슈발만보다는 더더욱. 실제로 능력 상으로도 그렇지만, 그런 것외에도 다른 분야에서도요. :D 현 리더가 슈발만이긴 하지만, 좀 더 사람을 자연스레 이끌 수 있는 타입은 아엘로트인 것 같아요. 이런저런 사정 덕분에 그저 관조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긴 하지만.
더불어 아엘로트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델리오 영주성의 '루이스' 말입니다. 성우 분, 아엘로트 성우 분 맞죠?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음악가 코스하는 아엘로트 같아서 웃음이! 아니, 너, 왜 여기서 진지한 척 하고 있는 거야!! 싶은!
그래도 계속 란더스의 행방을 묻는 발만이.
란더스 이름이 나올 때마다 가슴이 콩닥콩닥 뜁니다. 다른 일행들은 별다른 언급을 안 하는데, 그야말로 슈발만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어요. ........사실, 뭐라고 해야 할까. 저는 점점 슈발만이 기사라기 보다는 그냥 용병으로 보여요. 초기엔 비교적 그런 느낌이 덜했던 것 같은데, 물론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럴 수 있지만 슈발만은 고지식하고 자기 이익보다는 약자의 이익을 중시하는, 그런 딱딱한 기사도를 곧이곧대로 따르는 타입으로 언뜻, 보였거든요. 그런데 점점 시나리오를 진행할 수록 이해타산을 따지는 듯한 느낌이라든가, 어쨌든 무조건 자신이 조금이라도 불리할 것 같은 상황엔 함부로 나서지 않는 것 같아요. 오히려 그런 일이 생기면 핑코가 슈발만을 재촉하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 그것도 바로 응하지 않고, .....응? 꼭 해야 돼? 라는 식으로 반응하고 나면 일행 중의 하나가 그렇게 하죠, 라고 말한 뒤에야 겨우 움직이는 듯한.
자그만치 5년이나, 죽은 자의 명령에 떠받들어온 것과는 어쩐지 자연스레 맞물리지가 않아요.
물론 시나리오 쓰시는 분은 아무 생각없이 그렇게 쓰셨을 수도 있지만, .......창작자 입장에선 이야기 쓸 때 여러모로 고려하게 되죠, 보통은. 제가 느꼈던 그런 점이, 풋풋하던 스물 두 살 기사 때와는 달리 5년 간 별의 별 일을 다 겪으며 차곡차곡 쌓아오게 된 점이라고 한다면 그것도 나름 괜찮구요. 잠깐 카버샤드 쪽에서 플레이하다가 '뇌가 순두부도 아니고'라며 무려! NPC에게! 욕을 먹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안도감이 들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그런 쪽에서 모자란 부분이 사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물론, 리더로서는 그런 식으로 이익을 따지는 면이 더 일행에겐 이득이겠지만.
그냥, 만약 현재 시점을 배경으로 글을 쓰게 된다면 지금 과거 시점으로 쓰고 있는 것과 아무래도 성격이 달라질 수밖에 없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뭘 이렇게 길게 쓸데없이 썼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간단히 카버샤드 감상은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무리 예상했어도 말이다, .................록펠러 이 XX야!!!!!!!!
이런 인간이 자그만치 '왕국' 기사단 단장이라니!!! 어휴, 부하를 이 모양 이 꼴로 둔 엘리아덴 왕이 좋잖은 인물일 거란 게 빤히 보여서 속이 터집니다. 아니, 악역인데 너무 품위가 없잖아요! 란더스를 보라고!!! 굳이 란더스를 들지 않더라도,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그 재상을 봐도 말이야!! 그런 식으로 삼류 악당같은 분위기를 내고 있진 않잖아!!!!
근데 이 자식은 너무나 삼류악당 삘이 팍팍. .......낄낄대고 웃으며 온갖 나쁜 짓을 경박하게 저지르고 다니는 느낌이 확 드는 거예요. 어우, 진짜 비호감! 그래도 연기하고 있을 때는 좀 괜찮았는데, 그런 면을 싹 벗어던지니까 품위도 뭐도 없고, ..........아! 슈발만이랑 란더스가 모신 영주님은 대체 어떤 분이었을까! 싶은 생각이 가끔 들곤 하는데, ...엘리아덴 왕은 기대치가 확 꺾였습니다.
이런 자식들로만 모인 왕국 기사단이라면! .........................정말 너무 싫다!!!! ㅇ>-<
우리 예쁜 리안 누님 내 놔, 이 자식아. ㅠ_ㅠ 이런 놈을 믿고서 꽃다운 나이에 가시다니, 이럴 순 없어! 난 하도 강조를 하길래 알고 있는 줄 알았지! 근데 그게 깜쪽같이 속아 넘어가서 그런 거였다니!!! 말도 안돼!!!! 아이고, 루코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부둥부둥.
....어? 한 마디만 짧게 적으려던 거였는데 왜 이렇게 길어졌다죠? ㅇ>-<
아, 그리고 적다보니 생각난건데, .....이거 한편으론 인간VS신의 구도가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것도 같죠? 재규어의 등장을 보고 신은 모조리 다 신계로 쫓겨난 게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음, 그게 아니면 신들은 내버려두고 아래서 또 세력다툼하는 건가. 아, 그런 건 별론데-_- .....이따금 시나리오 쓰시는 분이, ....참, 세계관이 좀 차갑단 느낌을 받습니다. 싫다는 게 아니라, ....눈물나잖아요ㅠ_ㅠ 전 그래도 밑바탕은 선의로 가득차, 합리적으로 돌아가는 세계가 좋단 말예요. 그렇잖아도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이 세계도 불합리해서 화나는데.
아무튼, 그렇게 델리오 영주성에 도착했습니다.
그야말로 이제껏 목표로 달려온 여정이 서운하지 않을 만큼 예쁜 곳이더군요. 음, ..이제 다음 시나리오 나오려면 한 달 남짓 남은 것 같은데 레벨업은 천천히 하고 이젠 부캐를 키울까 싶습니다. 돈도 벌리면 강화 도박도! 이것때문에 가끔 게임 접으신단 분도 계신다는 것 같은데, ...........전 가슴 두근두근해서 너무 좋아요.
깨진 뒤엔 뭔가 그 좌절감이 장난아니긴 한데, 성공한 뒤에는 그야말로 느낌이 다르잖아요!
애들이 녹아내려!! 보스의 경우엔 피가 팍팍 깎여! ;ㅁ;)/ 그 느낌이 너무나 흐뭇해요ㅠ_ㅠ!!!
덧붙여, 자게판 관련해서 좀 여기저기 시끄러운 것 같은데, ....전 어떤 느낌이 드냐면요. 예전에 그녀의 기사단 플레이하던 시절이 생각나서 쌉싸름합니다. 그녀의 기사단 역시, 프로게임이라기 보단 아마추어 게임에 가까웠죠. 버그는 엄청나게 산적해 있고, 플레이하기 불편한 건 당연한 거고, 게다가 뒷 얘기는 앞으로 나올지 안 나올지도 알 수 없어요. 그래도 제가 가장 사랑하는 게임입니다. 이제껏 플레이해봤던 그 어떤 게임보다 더더욱.
무어라고 뚜렷이 말할 순 없는데 그런 느낌이 나요, 타르타로스에서도.
물론 이렇게 플레이하다 질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가볍게 던지고 더는 잡지 않을 거예요. 그녀의 기사단도 사실은, 그렇게 많이 플레이해본 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플레이하며 느꼈던 감정은 잊지 못해요. 그만큼 만족스러웠으니까. 생각해보면 그녀의 기사단은, 그야말로 세심한 애정이 곳곳에 배어들어 있던 탓이었는데, 타르타로스는 무엇 때문일까.
감히 프로 게임사에서는 시도하지 못할, 무모해보이는 도전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달마다 시나리오를 업데이트하는 건 꽤 피로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요. 더더구나 타르타로스의 매력이 오직, 시나리오밖에 없는 상황에선. 계속 유저를 끌어당기고 게임 안에 묶어두어야 하는 온라인 게임으로서는 굉장히 큰 단점입니다. 그래서 말도 많겠죠. 그런데, 그 점때문에 좋아요. 운영 면이야, .......전 이런 게임을 퍼블리싱하려고 맘 먹은 위메이드도 상당한 도전이 아니었을까 싶거든요. 물론 제 뇌내망상입니다. OTL
어느 선까지 가능할진 모르지만, 이 매력을 계속 품고 있어준다면 응원하고 싶습니다.
그저 2D로 존재할 뿐인 캐릭터에 매력을 부여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타르타로스의 캐릭터들은 단지 그림이 예뻐서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매력적입니다. 전투방식도 개개 특성이 독특하게 달라서, 그런 점이 매력을 더 부가시켜준다고 생각해요. 이 캐릭터가 '강해지는 데 효율적'이라서가 아니라 '좋아해서' 키우게 됩니다.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플레이하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생각해요. :D
물론 제 의견은 대세일 수가 없는게,
그녀의 기사단도 고작 국내에 2000부 팔렸던 게임OTL 나중에 공개되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