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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놈놈

윤태구, 이병헌, 그리고.

1. 떠올려보면, 7월 26일 영화를 처음 보고 나왔을 때 기억에 남았던 것이 허리, 기럭지, 눈빛, 이었다고 생각하면 정말 그 때부터 결정되어 있었구나 싶다. 아직도 그 강렬하던 순간을 기억한다. 가벼이 낄낄대며 보고 있었더랬는데, 과거의 호칭이 불리던 순간에 색이 달라지던 눈빛이나 표정, 그리고 서늘한 눈으로 웃음짓던 순간. '윤태구'에게 몰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모두 그 한 순간 때문이었다.

지금 떠올려보면 정말로 놀랍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게,
스토리 상으로는 설득력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던 그의 과거를 오직 그 한 순간으로 설명해 내었다고 생각하는 탓이다. 이런 식의 표현을 좋아하진 않지만, 이런저런 리뷰를 뒤적이다 이런 구절을 보았다. 이병헌이 잔인한 악역 연기로, 정우성이 늘씬한 기럭지로 영화 보는 내내 시선을 붙들었다면 송강호는 마지막 순간에 펼친 연기 하나로 두 사람이 이제껏 쌓아왔던 것을 발라버렸다고. 그 정도로 강렬했다. 지금도 놈놈놈을 추억하면 그 순간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그래서 내가 윤태구 빠순이겠지. ㅇ<-<


2. 흐뭇한 기사 하나. 때는 2005년.
이병헌 01X-XXX-XXXX. 지난 3월 송강호의 휴대전화에 이병헌 이름이 3년 만에 찍혔다. 4월 1일 신작 <달콤한 인생> 개봉을 앞두고 이병헌은 송강호에게 전화를 걸어 VIP 시사회에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강호와 함께 연기한 <공동경비구역 JSA>(2000) 이후 이병헌은 <중독>(2002), <누구나 비밀은 있다>(2004) 등에 출연했지만 동료이자 선배인 송강호를 손수 VIP 시사회에 초청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송강호는 기꺼이 <달콤한 인생> VIP 시사회에 참석했다.

얼마 후 송강호가 주연한 <남극일기>가 5월 19일 개봉을 앞두고 VIP 시사회 일정을 잡게 됐다. 송강호는 홍보 담당자에게 이병헌에게는 직접 연락할 테니 매니저나 소속사에 따로 연락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자신도 직접 챙기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송강호는 이병헌이 <남극일기> VIP 시사회에 오리라고 확신했고, 송강호의 확신대로 평소 공식 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이병헌이 <남극일기> VIP 시사회에 챙이 큰 야구 모자를 쓰고 참석했다.

두 사람 모두를 좋아하는 만큼, 이런 내용의 기사가 반갑다.
3년 만이라는 것이 유난히 눈에 띄었지만, 영화를 찍다보면 자주 연락하기가 쉽지는 않을 테고. 그만큼 서로 바쁜 사람들이니까. 기사니까 일부 미화시킨 내용이 있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흐뭇^________^


3.


언뜻 보면 온화해보이고, 눈을 들여다보면 서늘해보인다. 조목조목 따져봐서 우와, 하고 탄성을 내지를 수 있을 정도로 단정하고 멋진 얼굴은 아니어도 그 얼굴이 자아내는 느낌은 그 누구보다 강렬해서 마음을 꿰뚫는다. 똑같은 사람이고, 차이점이라곤 단지 그가 배우라는 것 뿐인데, 사람에게서 받는 이런 독특한 느낌은 대체 어디서 비롯되는 걸까. 카리스마나 흡인력, 그 어떤 단어로 꾸며야 하는 지는 몰라도,

그래서 좋아요. 길 가다가 생각만 떠올려도 그냥 웃음이 나와. :D
어, 음, 이십대 처녀가 사십대 유부남에게 할 말로는 조금 부적절하게 느껴지긴 해도.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