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중요한 내용이니까, 이 아래로는 스포가 없습니다. 스포가 있는 부분에서부터는 표시할 거예요. :D
뭐랄까, 타르타로스가 워낙 운영 면에서나 여타 다른 면에서 단점이 많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긴 하는데 대단한 게임이란 건 부정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오직 시나리오 하나 만으로, 다른 게임에서 느꼈던 만족도를 훨씬 뛰어넘어요. 일반적으로 온라인 게임에서 느꼈던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나'라는 회의가 시나리오를 보며 느끼는 감정적인 만족으로 그냥 싹 날아갑니다. 이 정도 보답이라면 할 만하지, 싶은 거예요. 이와 비슷한 형식으로 예전에 테일즈위버를 해본 적 있었는데, 그건 아무래도 유기적으로 스토리가 연결된다기보다 그냥 게임 컨텐츠 중의 하나 정도에 불과한 느낌이었죠. 그러나 이 게임의 목적은, 레벨을 올리거나 다양한 게임 컨텐츠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냥 오직 시나리오란 생각이 듭니다.
패키지 게임에서처럼 멋진 그래픽과 다채로운 효과로 묘사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나리오라고 해봤자 이벤트가 발생되는 장면은 많지 않고, 이것도 미션이 주어지고 그것을 수행하는 형식과 똑같아요. 그런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상당히 괜찮습니다. 버려진 요새에서의 시나리오도, 사실 그렇게 독특한 소재는 아닌데 인물에 대한 묘사와, 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되는 인물의 대사, 그리고 서술, 로트루아 까지는 그다지 확실히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 버려진 요새 시나리오에서는 그런 걸 절감하게 됩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온라인 게임 중에 이만한 게 있을까 싶어요.
CRPG, 그러니까 컴퓨터로 즐길 수 있는 롤플레잉이 아니라 그 이전 단계라고 일컬어지는 TRPG, 저로서는 온라인에서 대화로 나누는 롤플레잉 게임도 해봤는데, 사람마다 즐거움을 느끼는 부분은 다양할 수 있죠. 저는 스토리를 풀어나가고, 인물간 관계를 맺어나가는 것에 흥미를 느꼈던 반면, 같이 하시던 분 중에선 전투나 그런 면에 좀 더 치중하던 분도 계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도 RPG에서 제일 중요한 건 '감정 이입'이라고 생각해요. 소설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내가 움직이는 캐릭터의 느낌이나 감정을 공유하고, 이 캐릭터가 이루어내는 성과가 곧 나의 기쁨으로 연결되어야 그 게임에 대한 흥미가 지속될 수 있는 게 아닐까. 보통은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과정, 그러니까 레벨업을 통하여 게임 컨텐츠를 즐기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그렇다고해도 내 캐릭터가 겪어 나가는 인생이나, 다양한 이야기들, NPC와의 관계, 이런 게 전면적으로 부각되는 게임이, 또 있나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그것도 매 레벨마다 이렇게 시나리오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있었을지 모르지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최초입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점은, 마을을 이동해가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캐릭터가 참여하게 되고 함께 어우러지며 관계를 맺고, 그것이 곧 캐릭터 성장의 발판이 된다는 점이예요. 목적은 전자가 되지, 캐릭터 성장은 어디까지나 수단에 불과하다는 게 꽤나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이제껏 그러한 이유 때문에 플레이하기도 했으나, 버려진 요새 쪽에 와서야 비로소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흐른다는 느낌이 확 드니까 정말, 그것도 꽤 진지한 이야기였으니까요.
한 줄로 요약하면 '으아악, 이거 이렇게 기획한 사람 누구야 ㅠㅠㅠㅠ!!! 스토리도!!!! 사, 사랑합니다!!!!!' 가 되겠습니다. :D
이렇게 이 게임에 코 꿰였습니다-_- 제대로 낚였구나. OTL
다른 건 다 괜찮으니까, 캐쉬도 나오는대로 질러줄테니까, 부디 이 시나리오의 매끄러운 완결만 볼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부디 잘 운영되어서 앞으로 남은 시나리오도 속속 공개되고, 그로써 많진 않더라도 상당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다양한 사람들과 멋진 결말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스토리에 빠져서 란더스 얘기를 안 했네.
델리오 영지로 가면 나오겠지. :D 이 녀석은, 이번에 딱 느낀게 이 일행의 딱 정 반대에 서 있는 인간이구나, 라는 느낌이 팍팍 왔어요. 앞으로도 계속 보겠네. ^o^ 얼쑤! 다음 시나리오는 언제 나오나;ㅅ; 독무의 숲 가기 전까지만 나와줘!!!
참, 그리고 말 안하고 잊은 게 있는데 맨 위에 있는 스샷은 스마트컷 헤어를 지른 모습입니다.
풋풋하고 좀 기사다워 보이지 않나요? ^_^* 혼자서 흐뭇해하며 찍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