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걸렸네요. 거의 반 년 걸린 것 같아요.
이전 포스팅을 찾아보진 않았는데, 반년 간 게임 플레이를 못 했으니 그 정도 되지 않을까. 그간 잊지 않고 아직도 붙들고 있는 제가 한편으로는 신기해요. 원래 온라인 게임같은 경우, 이 게임이 어떤 게임이다라는 걸 인식하고 난 뒤에는 바로 관두곤 했거든요. 이 얘기를 하자 제 동생이, '그게 어디 게임이 재밌어겠어. 어쩌다 슈발만한테 꽂혀서 그렇지', 라고. 그래, 네 말이 맞아. ㅇ>-<
단순히 미션 플레이 할 때에도 슈발만의 전투 방식에 홀라당 반하는 것도 있지만서도, 그래도 타르타로스를 계속할 수 있는 건 뭐니해도 시나리오 덕분인 것 같아요. 매 시나리오를 완결지을 때마다 무언가 충족감같은 게 있어요. 나름 시나리오가 그 챕터 하나로 완결성을 갖는 것도 있고, 굉장히 단순한 스토리인 듯 싶은데 보다보면 뭔가 울컥울컥하는 것도 있구요. 이번 시나리오도 그랬던 것 같아요.
사실 따지고보면 굉장히 스토리가 정석인데, .....그거, 참, 끝내고나면 참 맘에 들어요.
이래서 스토리 쓰시는 분이 존잘이라고 매 번. ㅇ>-<
아래로 챕터 8 스포일러(레벨 40~44) 포함합니다.
그러나 시나리오를 끝낸 저에게 메아리처럼 남는 장면은 이거 하나.
그간 일행이 무척 마음 좋게 중간에 제멋대로 일행에서 빠지는 아엘로트를 지나치게 묵인하고 있다고 생각은 했었어요. 그래, 그냥 할 일이 있는가보다. ㅇㅇ 잘 다녀와~ 이런 느낌이었는데, 바보도 아니고 뭔가 수상쩍다는 걸 느끼지 않을 리 없지. 게다가 저 장면에서 목소리가 꽤 묵직해서, 그것도 다른 멤버도 아니고 슈발만이 지적했다는게 굉장히 차갑고 날카로운 느낌이었는데.
그런 생각을 한 적 있습니다. 저런 식으로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없는 건, 혹은 없는 것처럼 보여지는 건 단순히 성격 좋고 단순하며 바보같아서 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에 나름대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신감이 워낙 굳건하기 때문이 아닌가하고, 아엘로트를 상대로 한다면 그건 오만이겠지만 핑코가 슈발만에게 대하는 태도(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만능 해결사인 것처럼 대한다든가)나 적에 맞섰을 때 별로 어려워하는 기색이 없는 걸 보면 그런 느낌이 들어요.
사실 멤버들 중에 실력이 안 괜찮은 사람이 없다지만, 게임 내에서 보면 슈발만의 경우 꽤 쳐준다는 느낌이라서 말예요.
그래도 슈발만 및 일행들이 아엘로트를 믿지 못하고 있으리라곤 생각 안 합니다. :D
저도 믿고 있기도 하고. 에헷-///- 근데 저 장면이, 매번 어물쩡 넘어가는 아엘로트의 태도를 일행들이 바보라서 그냥 넘어가주는 게 아니라 그냥 묵인해주는 것, 이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것 같아요. 고작 한 마디 대사지만. ...그리고 이런 것가지고 일일히 해석하고 있는 저도 참. OTL
그 밖에도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많은데,
오히려 이번 파트에서는 아직 란더스 이미지가 약해서. (...) 죽으면 헌화정도는 해주겠대. 에잇, 오랜만에 만난 녀석이 고작 하는 말이라곤! 그것도 란더스랑 싸우는 부분이 왜 이렇게 많아! 빨강파랑 여인네 둘 옆에 끼고는. 이글이글. 상대하기도 까다로운데. ㅇ>-<
라미아와 루기우스의 이야기는, 얼마 전에 이미 본 느낌이긴 한데, 그래도 보고있자니 마지막에 코끝이 찡해서. 둘이 참 예쁘더라구요. 용과 인간이란 것도 그렇고, 애매하게 나왔던 여신과 소년의 사랑, 이란 것보다 이번엔 꽤 구체적이었으니까. 꽤 입체적으로 나왔던 루기우스에 비해서 라미아는 어떤 캐릭터인지 가늠하기 힘들었지만, ,,,,,워낙 보기 좋은 두 사람이긴 했어요.
근데 결말이 여자는 가두고 남자는 죽은 채로 시신만 보내.
야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잔인한 인간들아 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뭔가 굉장히 잔인한 시대란 느낌도 들고.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오히려 신정시대를 깨트린 게 옳은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됐지, 싶은. 뭐든 속성으로 해치우면 될 일도 없다지만, 그것도 앞으로 이 일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여럿 나오게 될까요. 아니,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들어요. 설마 신정시대에서 인간이 통치하는 시대로 바뀌면서 이렇게 나쁜 점을 비추는 노선으로 계속 갈까. 이번까지는 계속 그런 느낌이었는데, 제대로 엘리아덴 왕국 쪽으로 넘어가면 좀 달라지지 않을까.
배 타고 넘어가려나. 그 기점이 나름 전환점이지 않을까 싶어서.
그리고 의외였던 건, 아예 성질나쁜 악역인 줄 알았던 재규어가 의외로, 나름 생각 복잡고 괴로운 거 많은 느낌이 폴폴 풍겨서. 어, 이건 앞으로도 계속 봐야 겠지만, 이야기만 들으면 오히려 가두려는 아엘로트가 나쁜 놈이고 재규어가 불쌍한 쪽으로 보일 지경이었어요.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덧붙여, 이실리아가 부모님과 함께 피난해야 했던 이유이자 슈발만과 란더스가 싸웠던 대상인 '비셔츠족'도 궁금하고. 이건, 곧 나오겠지요? '////' 비셔츠족 다시 만나서 슈발만이랑 란더스가 동시에 지긋지긋해하면 참 보기 좋겠........... 그 이전에 사실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둘이서 투닥투닥하면서 같이 싸우는 모습이 제일 보고 싶은데, ...그런 날은 영영 오지 않을까요?
엘핀도스는 드디어 만났는데 아직은 인상이 약합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 시작하기 전이니, 곧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슈발만 이상으로 경직되어 보여서 글쎄, 그래도 슈발만은 핑코가 가끔 이미지라도 깨주지. OTL 완벽하기 그지 없는 강철의 여인으로 보여요, 현재는.
이제 45렙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서어서. :D
무엇보다 오랜 만에 덕질하니까 행복합니다. 이게 얼마만에 실컷 게임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