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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박쥐 덕분에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아래, 다소 기괴하게 느껴질 수 있는 사진이 있습니다.













기괴하죠. 그러나 이 씬이 박쥐에서는 꽤나 중요한 장면입니다.
처연하고, 서글프고, 안타깝고, 무서우면서, 굉장히 복합적인 감상이 느껴지는 부분이예요. 처음에 스틸컷만 보았을 때에는 다만 강렬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렇게나 중요한 부분일 줄이야.


잠이 안 옵니다.
가슴이 뛰어요. 되새기면 되새길수록 의미가 새로워지는 느낌이 굉장히 신기해요.
더불어, 이건 박찬욱 만의 멜로 영화구나, 온갖 소재를 집어넣고 버무렸지만 어쨌든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단지 그것만으로는 단정짓기 힘들 정도로, 워낙 이것저것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요. 그러나 두 사람은 나름 진지하고 순수하게 사랑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다시 보고 싶어져요. 보는 중에는 또 괴로울 테지만 좀 더 색다른 기분이 들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저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유독 예뻐서, 그 장면 둘만으로도 다시 보러가고 싶어집니다. 사실 장면을 따지면 명장면이던 게 한 둘이 아니었어요. 폭소할 정도로 우습기도 하고, 잔인하기도 하고, 때로는 섬뜩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처연하기도 합니다. 두 사람 모두. 게다가 아낌없이 욕망을 갈구하고, 갈등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던 것 같아요.

언제 다시 보러 갈 수 있을까.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 아침에 덧붙임. 평점 훑어보니까 왜 이렇게 웃음이 나죠. 10점과 1점이 이 정도로 극명하게 갈리는 영화라니, 호불호야 당연히 있을 수 있지만, 음, 그래도 복수는 나의 것도 그랬고, 올드보이도, 금자씨도, 다 불편한 영화 뿐이었으니까, 어쩜 좋아. 그래도 이번엔 중간에 나가는 관객은 있어도 토하는 관객은 없었잖아요. :D